여권에 개인정보를 어느 범위까지 포함할 것인지는 논란이 된다. 우리나라 여권을 예로 들어 보면, 구 여권에는 주민등록번호의 뒷자리를 포함하였다. 이는 국내에서 여권을 신분증으로 사용할 경우를 대비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으나 여권은 주로 외국에서 사용하며 외국 대부분의 국가들이 생년월일만 표기한다는 점에서 볼 때 개인정보를 지나치게 노출하는 것이 되며, 교통이나 숙박시 여권을 제시하므로 주민등록번호가 그대로 노출되게 된다. 이런 문제점으로 인해 새롭게 발급된 여권부터는 주민등록번호 뒷자리를 제외하고 있다.
특히 RFID 칩을 포함한 전자여권의 경우 생체정보의 수록에 대한 논란이 있다. 전자여권에 포함된 RFID 칩에는 여권의 내지에 인쇄되어 있는 인적 정보들 외에도 다양한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데 이곳에 생체정보를 포함하는 방안이 여러나라에서 논의되고 있다.
전자여권 아이콘
전자여권은 기본적으로 생체여권(biometric passport)이다. 전자여권을 도입한 경우 대부분 출·입국 심사에서 안면 사진을 촬영하여 안면인식기술을 통하여 여권의 RFID 칩에 내장된 사진과 대조한다. 생체정보는 얼굴사진, 지문, 홍체, 손정맥 등의 정보가 대표적인데 논란이 되는 부분은 얼굴 사진을 제외한 다른 생체정보를 여권에 포함하는 것이다. 국제민간항공기구의 경우 여권에 포함하는 생체정보 중 얼굴 사진을 사용하며 다른 정보들의 경우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부분 국가의 여권에는 국제민간항공기구의 권고에 따라 여권의 RFID 칩에는 얼굴 사진만을 포함하고 있다.
여권에 생체정보를 담는 것과는 별개로 출·입국시 생체정보를 수집하고 활용하는 사례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코비드-19로 인해 비대면 출·입국 심사의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생체정보에 의한 출입국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출·입국시 내국인을 대상으로 생체정보를 수집하고 활용하는 것은 이미 많은 국가에서 도입되어 운영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생체정보를 등록하면 출입국심사대를 거치지 않고 바로 출입국할 수 있다.
반면, 출·입국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생체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테러, 범죄 및 불법 체류 등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일부 국가에서 제한적으로 시행 중인데 많은 국가에서 도입을 검토하고 있어 향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입국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생체정보를 수집하는 국가의 예로서, 두바이공항의 경우 입국하는 외국인에 대한 홍채 정보를 수집하고 있으며, 미국과 중국의 경우에 입국하는 외국인에 대한 지문을 수집하고 있다.
한편, EU는 새로운 출·입국 시스템으로 EES(Entry/Exit System)를 개발하여 시범 운영 중이며 2024년 말부터 전면 적용할 예정이다(적용 일자는 계속 연기되고 있음). EES는 단기 체류 비자 소지자와 비자 면제 여행자가 쉥겐 지역에서 국경을 넘을 때마다 제3국 여행자를 등록하는 자동화된 IT 시스템이다. 이때 제3국 여행자는 EU, EEA(European Environment Agency, 유럽경제지역) 또는 스위스 시민이 아닌 여권을 소지한 시민을 의미한다.
EU, EEA는 자국의 국민들이 여권없이 국경을 통과할 수 있도록 지문과 얼굴사진 등의 생체정보를 RFID 칩에 포함하는 새로운 신분증(ID Card) 체제를 이미 도입했다. EES에는 개인의 이름, 여행 문서의 유형, 생체 인식 데이터(4개의 지문 및 캡처된 얼굴 이미지), 출입국 날짜 및 장소가 등록된다. 따라서 여권에 날인하는 스템프는 사라지게 된다. 불법체류에는 쉥겐조약 국가를 90일 이상 체류하는 것도 포함되는데 기존의 경우 스템프에 근거해 판단하므로 계산이 어려웠다. 그러나 EES 도입이 완료되면 출·입국 기록이 데이터베이스에 기록되므로 쉥겐조약 국가 내에서 90일 이상 체류하는 것은 불가능해진다.
수집된 정보들은 일정 기간 보관되는데 만약 생체정보를 수집하는 국가를 방문 후 오랜 기간이 지나지 않고 여권을 새롭게 발급받은 경우 다시 생체정보를 제공하지 않기 위해 구여권을 지참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새로운 여권의 추가정보기재란에 구 여권의 번호를 기재하면 구여권을 지참하지 않아도 생체정보를 다시 제공하지 않을 수도 있다.
여권은 아니지만 비자 발급 시 생체정보를 요구하는 국가도 있다. 단기 체류가 아닌 유학이나 취업 등의 목적으로 방문시 비자를 발급받아야 하는데 비자 발급시 생체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호주의 경우 국내의 지정된 장소를 방문하여 사전에 제공하며 영국이나 네덜란드 등의 경우에는 해당 국가에 도착 후 지정된 장소를 방문하여 제공해야 한다.
수집된 개인정보에 대해서 각 국가는 생체정보를 완벽하게 보호하고 제3자가 볼 수 없도록 하겠다고 하나, 일부에서는 수집된 생체정보가 어떻게 보관되고 사용되는지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면 오남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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