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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장. 여행의 트랜드 및 대안 관광/2. 여행의 부정적 측면

[03-02] 2. 기타 여행의 부정적인 측면

by T스토리안 2024. 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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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투어리즘은 지나친 관광으로 인한 부작용을 통합하는 용어이다. 오버투어리즘의 다양한 유형 중 특정 현상을 설명하거나 유사 현상을 설명하는 다양한 용어들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젠트리피케이션, 투어리티피게이션, 디즈니피케이션 등이 있다.

1) 젠트리피케이션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은 1964년 영국의 사회학자 루스 글래스(Ruth Glass)가 처음 사용하였으며, 하층계급 주거지역이 중산층 이상의 계층 유입으로 인하여 고급 주거지역으로 탈바꿈하고 이에 따라 기존의 하층계급 주민은 치솟은 주거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여 살던 곳에서 쫓겨나는 현상을 의미한다.

젠트리피케이션이 일어나는 과정은 대도시의 발달에 따라 거주자가 점차 교외로 거주지를 옮기는 교외화(郊外化) 현상과 관련 있으며 이 결과 도심에 가까운 지역은 공동화와 함께 낙후 지역으로 전락하게 된다. 이에 따라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낙후된 지역 활성화를 위한 재개발을 추진하기도 하고, 개발업자들이 낙후된 지역을 개발하기도 하며, 값싼 작업공간을 찾아 모여든 예술가들이 낙후 지역을 변모시킴으로써 해당 지역이 활성화되는 경우도 있다. 이에 따라 부동산 가격 등 전반적인 자산 가치는 상승하지만, 주거 비용도 높아져서 원래의 저소득층 주민들은 거주지에서 밀려나게 된다. 또한 일부 지역은 여행지로 각광받게 되면서 지역 주민들은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2) 투어리티피케이션

투어리티피케이션(touristification)은 관광지화라는 뜻의 touristify와 젠트리피케이션의 합성어로, 관광객들이 주거지역을 찾아오며 발생하는 소음과 쓰레기, 주차 문제 등을 이유로 거주민들이 이주하게 되는 현상을 뜻한다. 투어리티피게이션이 상당 수준 진행된 지역의 경우 관광지는 대부분 상업 시설로 운영되고 주민들은 인근 주거 지역에 거주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에 따라 낮에는 유동인구가 많으나 가게가 영업을 종료한 후에는 유령 지역이 되기도 한다. 또한 휴양지의 경우 관광 시즌에는 관광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루지만 시즌이 지나면 이 지나면 가게들이 문을 닫고 주민들은 다른 지역에 위치한 주거지역으로 이동하여 관광지에는 유동인구가 현저하게 줄어드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 북촌 한옥마을의 경우 밀려드는 관광객으로 인해 대부분의 건물들이 상업시설로 변하고 있으며, 거주하는 사람들도 소음과 쓰레기, 생활 편의 시설의 부재로 인하여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였으며 현재는 밤이면 유동인구가 거의 없는 지역이 되었다. 양양의 해변마을도 몰려드는 관광객들과 유흥업소의 소음으로 인해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이탈리아 베니스의 상주 인구는 20세기 중반 17만명을 초과했으나 최근에는 5만명을 넘지 않는다. 특히 베니스 본섬의 경우 인구는 감소하는 반면 관광객은 매년 증가하고 있어 건물들은 숙박업소이나 상점으로 바뀌고 있고, 상주하는 주민들은 높은 임대료와 소음 및 생활 불편으로 인해 주 인근 지역으로 이주하고 있으며 베니스 본섬은 출‧퇴근하는 직장과 같이 변모하고 있다. 유럽의 인기있는 관광지들 중 상당수는 베니스와 같이 주민들은 관광지 외부에 거주하면서 관광지로 출퇴근하고 있다.

크루저선 입항을 반대하는 그라피티(베니스) - "Dad There's a Monster"
© Lusi Lindwurm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전망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한 벙커의 경우 밤 늦게까지 관광객이 몰려들어 음주를 즐기고 고성방가를 하고 있어 인근 주민들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오스트리아의 인기 관광지인 할슈타트는 관광객들의 소음으로 주민들이 관광객 출입을 저지하는 경우도 발생하였다. 마을 곳곳에는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로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으니 소음을 내지 말라는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었다.

바르셀로나 벙커의 오버투어리즘 반대 그라피티
© Arcadia

관광지로 변화하며 생활이 불편해지자 주민들이 관광 명소가 되는 것을 저지하는 사례도 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유명 관광지에서는 관광객의 방문을 거부하는 시위가 발생하기도 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2016년 이화동 벽화마을의 주민들은 직접 벽화를 지우기도 했다. 주거지역이 관광지화 되면 거주민이 떠나 주민들의 편의시설이 점차 사라지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는데, 프랑스의 경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400개의 보호 상업 구역을 설정하여 거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세탁소, 정육점 등의 임대료를 지원해 보호하고 있다. 스페인의 유명한 관광지인 팔마의 경우 개인 주택을 에어비앤비 숙소 등과 같이 관광 목적으로 임대하는 것을 금하고 있으며, 이를 어길 경우 4만유로의 벌금을 부과하기로 하였다.

3) 디즈니피케이션

사회학적으로 디즈니피케이션(disneyfication)이라는 용어는 상업적 목적으로 사물(예: 오락)이나 환경을 디즈니 브랜드(예: 미디어, 테마파크 등)을 연상시키는 단순화되고 통제되며 안전한 것으로 변형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디즈니피케이션을 관광 산업의 측면에서 본다면 도시가 관광을 위해 놀이공원 디즈니랜드처럼 개별 도시의 고유한 특징을 잃고 획일화된 테마파크로 변하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유명 관광지들을 살펴보면 기존에 특색있는 식당이나 가게들은 없어지고 관광객 위주의 획일화된 상업 매장이나 프랜차이즈 가게들이 들어서고 있으며 관광 포인트들도 벽화, 한옥, 마을 재생 등 대동소이하다. 마을 재생운동은 마을의 고유한 특성을 살리기보다 성공한 마을을 최대한 유사하게 복사하는 형태로 진행되기도 한다. 또한 문화, 체험, 자연, 음식 등의 다양한 형태가 한 곳에 집약되는데, 예를 들어 골목 벽화에서 시작된 관광지는 점차 체험, 음식, 공방, 미니 박물관 등 다양한 형태의 관광 상품들이 결합되어 테마파크로 변하게 된다. 제주도는 섬 전체가 세계의 다양한 관광 상품들이 복사되어 전시되는 거대 놀이 공원으로 변모하고 있다. 유명 관광지를 상호 벤치마킹하여 개성이 없어지고 다양한 형태의 테마들이 결합하는 디즈니피케이션은 한 국가를 넘어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추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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